15억짜리 프로젝트를 두 번 말아먹고 배운 것 — 챌린저스의 제품 성장 방법론

개요

  • 주제: 습관 형성 앱에서 뷰티 덱템 커머스로의 피봇. 30억 원(15억 × 2)의 실패를 거쳐 2024년 매출 150억 원·흑자 전환에 이르기까지의 제품 성장 방법론
  • 핵심 관점: "실패를 안 하는 법"이 아니라 "실패를 잘 관리하는 법" — 시도 단위를 잘게 쪼개고, 고객의 말이 아닌 손끝의 행동을 근거로 의사결정한다
  • 핵심 키워드: 프리토타이핑 리텐션 유저의 손끝 관찰 상위 8개 노출 원팀 덱카콘
  • 화자: 화이트큐브 최혁준 대표(챌린저스 운영) · 임찬혁 프론트엔드 리드(前 페이히어, 前 엔터핀 CTO)

핵심 메시지 3가지

① 1억짜리 10번이 10억짜리 1번보다 낫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실패 비용을 잘게 나눠야 합니다. 같은 10억이라도 1억 × 10번, 나아가 1,000만 원 × 100번으로 쪼개면 학습 횟수가 두 자릿수로 늘어납니다.

② 만들고 나서 팔지 말고, 먼저 팔아보고 팔리면 만든다

"원래는 회사에서는 만들고 나서 팔아본다 같은 느낌이었다면, 그 다음부터는 저희는 먼저 팔아보고 팔리면 만든다로 회사가 완전 바뀌었고요."

개발 리소스를 쓰기 전에 수요 팩트부터 확보하는 것이 회사 속도를 끌어올린 단일 최대 변수였습니다.

③ 고객의 말(Verbatim)이 아니라 손끝(Behavior)을 믿는다

마차를 타는 사람은 "자동차"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불편함을 언어로 표현해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검색 후 실제로 구매까지 이어진 위치를 관찰해야 진짜 니즈가 보입니다.


1. 위기의 구조 — 30억이 사라진 두 번의 시도

챌린저스의 출발은 순조로웠습니다. 습관 앱은 출시 3개월 만에 알토스 벤처스로부터 10억 원을 유치했고, 500여 종의 챌린지에 달성률 89%, 다운로드 규모는 250만까지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성장은 리텐션 앞에서 멈췄습니다.

구분 시도 결과 실패 원인
1차 피봇 영양제 커머스 실패 대표 본인이 시장에 공감하지 못함 — 문제 정의 없이 "리텐션 나올 만한 큰 시장"이라는 이유만으로 진입
2차 피봇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친구 초대·"N시 기상할 사람 모십니다") 유입은 발생, 리텐션 미달성 본질(서비스)이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의 유입 확대
합산 15억 × 2 프로젝트 약 30억 소진, 잔여 10억 "알지도 못하면서 너무 크게 했다"

위기의 바닥은 수치로 명확했습니다.

  • 월 지출: 약 2억 원
  • 잔여 런웨이: 5개월
  • 팀 거취: "15억짜리 프로젝트 하나만 더 날려먹으면 팀원들이 다 같이 집에 가야 되는 상황"

해법은 숨기는 것이 아니라 공개였습니다. 대표가 먼저 팀원에게 전 상황을 알리고 사과했고, 이어진 결정은 "영양제 커머스를 살리는 일을 접는다"는 과감한 축소였습니다. 이때의 원칙이 다음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실패를 안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도전을 안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요. 스타트업이 도전을 안 할 거면 스타트업이 더 이상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이 도전을 안 할 거면' — 도전 자체를 존재 조건으로 규정한 도입부 발언


2. 방법론 전환 — 프리토타이핑(Pre-totyping)

철학이 바뀌면 실행 단위가 바뀝니다. 챌린저스의 전환은 아래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① 모른다는 것을 인정한다 → ② 작게 할 방법을 찾는다 → ③ 먼저 팔아본다(수요 검증) → ④ 팔리면 만든다(개발 투입) → ⑤ 실패를 관리 가능한 단위로 축적한다

검증 사례: 사전 알림 기능

단계 실제 실행 개발 여부
1 "사전 알림 기능이 출시됐어요"라는 배너만 제작 기능 개발 ❌
2 배너 클릭 → 챌린지 오픈 시 알림을 받는 신청 버튼만 연결 기능 개발 ❌
3 유저가 실제로 신청함 → 수요 팩트 확보 —
4 기능은 만들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CRM을 수동 발송 운영으로 대체

"그 기능을 먼저 만들었으면 일주일이 걸렸을 기능 같은 것들을 이러면 하루만에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볼 수 있어요."

일주일 → 하루, 약 7배의 리드타임 압축. 이 차이가 "많은 시도"를 가능하게 한 물리적 조건이었습니다.

실패 관리의 2축

  • 시도 횟수 늘리기: 1억 × 10번 / 1,000만 원 × 100번
  • 성공 확률 높이기: 고객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

두 축 중 앞선 것을 "많이 도전하기"로만 착각하면 같은 실패가 반복됩니다. 챌린저스는 후자(이해)를 위해 관찰 방법 자체를 바꿨습니다.


3. 고객 인사이트 — '마차와 자동차'와 상위 8개의 법칙

마차 비유가 가리키는 것

접근 질문 형태 결과
솔루션 요구형 "어떤 솔루션이 있었으면 좋겠나요?" 마차 이용자는 "더 좋은 마차"만 답함
문제 관찰형 "말이 지쳐 쉬어야 하는 순간"을 옆에서 타본다 쉬지 않아도 되는 말 = 자동차라는 답을 스스로 발견

"쉬지 않아도 되는 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는 말을 고객이 먼저 하는 거는 되게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챌린저스는 설문 대신 행동 노출을 씁니다. A/B 중 무엇을 고르느냐가 아니라, A·B가 모두 아닐 때 유저가 C·D로 움직이는 그 손끝을 보고 "왜 이 행동을 하지?"를 해석하는 방식입니다.

리텐션에서 구매 전환으로

IT 프로덕트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를 리텐션으로 규정하되, 광고주 관점의 가치 사슬은 아래처럼 계단식으로 올라갑니다.

노출 → 클릭 → 다운로드 → 회원가입 → 구매(매출)

"노출이 되는 거는 사실은 의미가 없습니다… 결국에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광고비 얼마 써서 얼마 벌게 됐어, 이게 제일 중요한데… 저희는 명확하게 구매를 시켜드리겠습니다라는 광고 상품을 팔고 있습니다."

손끝 관찰이 발견한 숫자

관찰 항목 수치 전략적 결론
실제 구매 발생 위치 처음 4개 ~ 8개 상위 노출이 곧 매출
검색 결과 50번째 위치 사실상 무노출 "입점 = 노출"이 아님
고객 구매 경로 네이버 블로그 검색 0건 커머스 플랫폼 내부 검색이 곧 유통

"커머스 플랫폼에 입점을 한다는 게 많은 유저들이 바라보게 만들어 드리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검색했을 때 50번째에 있으면 아무도 안 보는데 입점을 한 거랑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저희는 '이 상위 여덟 개 들어가셔야 된다'를 되게 얘기를 하고 있고, 그걸 어떻게 해드릴 거냐를 풀고 있습니다."

이 구조가 앱에서 작동하는 방식

챌린저스의 덱템 모델은 "압도적으로 싼 가격"을 인증 기반 페이백으로 만듭니다. 화면에 노출된 실제 수치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항목 값
구매가 22,000원
페이백 비율 80%
페이백 금액 17,600원 (22,000 × 0.8)
실구매가 4,400원 (22,000 − 17,600)
챌린지 충원 현황 98명 / 100명

산식 검증: 22,000 × 80% = 17,600 / 22,000 − 17,600 = 4,400 — 화면 수치와 일치

챌린저스 랜딩("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팔리게")과 루미에르 UV 선크림의 구매가·페이백·실구매가 구조

핵심 카피가 방법론 전체를 요약합니다 — "더 많이 보이고, 더 많이 팔리게". 보이게 하는 것이 수단이고, 팔리게 하는 것이 계약의 대상입니다.


4. 성과와 다음 목표 — 150만 원에서 150억 원, 그리고 덱카콘

성장 궤적

시점 지표
첫 베타 서비스 월 매출 약 150만 원
습관 앱 초기 연 2배 이상 매출 성장
PMF 이후 매출 57억 원, 첫 흑자 전환
2024년 매출 150억 원, 전년 대비 약 2.5배 성장, 3년 연속 흑자
누적 6년 만에 1만 배 성장 (150만 → 150억 = ×10,000)

PMF를 어떻게 판정했나

"PMF를 찾았다 말다의 정의는 없대요. 다만 찾으면 안다고 적혀져 있더라고요. 결국 이제 숫자가 잘 나오기 시작한다인 것 같아요."

판정 기준은 담론이 아니라 숫자의 방향성, 그리고 흑자 전환 이후에도 콘도 점프(계단식 도약)가 반복되는지였습니다.

다음 목표

구분 목표
한국 시장 매출 50조 원 규모
글로벌 시장 매출 150조 원 규모
기업 지향 덱카콘(Decacorn, 기업가치 100억 달러 이상)
채널 확장 올리브영 → 컬리·카카오 등 국내 채널 + 아마존·쿠팡·라쿠텐 등 글로벌
재도전 선언 "지금부터 또 한 번 1만 배 성장을 하고 싶다"

목표의 전제 조건도 명확합니다. "그만큼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훨씬 더 많은 효용을 제공해야 된다" — 규모 목표는 효용 공급량의 함수로 정의됩니다.


관점 포인트 — 실무에서 짚을 것

  • ① 시도 단위를 먼저 설계하라. "10억을 어디에 쓸까"가 아니라 "1,000만 원짜리 실험을 몇 번 만들 수 있을까"로 질문을 바꾸면 예산이 100개의 학습 기회로 환산됩니다.
  • ② 기능 개발 전에 배너를 만들어라. 만들지 않고 팔아보는 최소 검증(수동 CRM 포함)이 리드타임을 7일 → 1일로 줄입니다.
  • ③ 리텐션이 안 나오는 행동은 마케팅으로 못 뚫는다. 유입 확대 전에 "본질이 바뀌었는가"를 먼저 검증하세요. 2차 실패의 원인은 예산이 아니라 순서였습니다.
  • ④ 고객 인터뷰를 '솔루션 질문'으로 시작하지 마라. "무엇이 있으면 좋겠나요"는 더 좋은 마차만 데려옵니다. 행동 로그·구매 발생 위치를 먼저 보세요.
  • ⑤ 노출 지표를 성과로 보고하지 마라. 광고주에게 의미 있는 단위는 노출·클릭이 아니라 구매 금액(ROAS)입니다. 상품 정의 자체를 구매로 고정하면 계약이 쉬워집니다.
  • ⑥ 상위 8개 밖은 존재하지 않는다. 입점·등록 상태의 상품을 "노출되고 있다"고 착각하기 쉽습니다. 순위 밖 = 0에 가깝습니다.
  • ⑦ 위기는 숨기는 순간 조직이 먼저 무너진다. 5개월 런웨이를 팀에 먼저 공개한 것이 재도전의 심리적 기반이 됐습니다.
  • ⑧ 경계를 허문 협업이 시도 횟수를 지탱한다. 프론트·백엔드 구분 없이 "제가 할까요?"를 먼저 묻는 문화가 지치지 않는 도전의 조건입니다.
  • ⑨ 생존 확률은 낮다는 사실을 전제로 삼아라. 스타트업 생존 확률은 1/10보다 낮고 1/100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남은 변수는 "얼마나 많이, 지치지 않고 도전할 것인가" 하나뿐입니다.

최종 핵심 정리 — 확인해야 할 질문

  1. 지금 우리 팀의 최소 실패 단위는 얼마인가? 10억짜리 1번을 하고 있진 않은가?
  2. 이번 분기에 개발 전에 배너로만 검증해볼 가설은 무엇인가?
  3. 우리 지표 중 리텐션이 아니라 유입만 개선하고 있는 것은 없는가?
  4. 고객 조사에서 솔루션을 묻고 있나, 행동을 보고 있나?
  5. 광고·성과 리포트의 최종 단위가 노출인가, 구매인가?
  6. 우리 상품이 고객 시야에서 상위 8개 안에 실제로 들어 있는가?
  7. 팀에 나쁜 숫자를 공개하는 통로가 지금 열려 있는가?

한 줄 요약: 챌린저스의 반전은 더 큰 성공을 겨냥해서 온 것이 아니라, 실패를 1,000만 원 단위로 쪼개고 고객의 손끝만 믿고 세어본 결과다.